2011. 2. 24.

생활의 풍미

첫번째, 모닝 글로리
 저는 새로운 음식들을 먹어 보고 만들어 보는 것을 무척 즐거워 합니다.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도 수많은 소스들을 보고 얼마나 즐거워 했던지...(주로 중국, 타이 것이어서 글씨를 읽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 해먹어 보지는 못하더라도 다양함 그 자체가 제게는 큰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처음 보는 남부 아시아의 야채들이 정말 많습니다. 며칠 전 소개 받은 야채는 캄보디아에서는 무척 싸고 흔한 "모닝 글로리"라는 야채입니다. 두 주먹 한 단 사는데 50-60센트면 구입하는 모닝 글로리를 재래시장에서 사가지고 와서, 굴소스에 휘시소스 넣고 stir-fry도 해먹고 된장 넣고 나물로도 무쳐 봤습니다. 연한 것이 맛있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름이 맘에 들었습니다. '아침의 영광' 이 땅에 하나님의 영광이 밝고 가득하기를...

두번째, 부부 커피 잔
 이곳에는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헌 옷과 물건들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헌 옷이라고 드러내고 말하지 않고 포장해놓고 팔아도 헌 물건인 경우도 많습니다. 얼마전 재래시장에 갔었는데 "헌강 유치원"이라고 이름과 유치원 전화번호가 써있는 가방을 가방 가게 가장 앞쪽에 번듯이 내놓고 팔고 있어 한참 웃었던 생각이 납니다.

얼마전 한 중고품 가게에 들렸는데, 예쁜 컵 두 개가 있어서 저와 남편이 커피 마실 때 쓰려고 하나에 50센트를 주고 구입했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함께 커피를 마실 때는 이 잔을 쓰기로 했습니다.
셋째, 수줍은 도마뱀
이곳에는 조그만 도마뱀들을 아파트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 만한 도마뱀부터 손바닥 반만한 것도 있습니다. 남편 말로는 학교에서 아주 큰 도마뱀도 봤는데, "어으~"이렇게 운다고 하네요.

주로 밤에 거실에 들어오곤 하는데 수줍음이 많아 불을 켜면 몇 시간이나 제자리에 멈춰있습니다. 그리고는 안보는 틈에 문틈으로 후다닥 나가더군요. 아이들은 도마뱀을 보기만하면 재밌다고 난리입니다. 도마뱀의 수줍음을 파악한 주언이는 얼마전 자신의 자로 도마뱀을 툭툭 건드려 보기도 합니다. 불쌍한 도마뱀... 이런 것도 생활의 풍미라고 할 수있겠지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