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바삭하고 고소한지 아이들이 모두 좋아합니다. 가끔은 아침에 좀 늦게 가면 다 팔렸다고 허탕을 치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쩌면 19세기 중반부터 90년동안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영향으로 바게트 빵이 대중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이 놈빵을 매개체로 아빠와 아이들은 사랑의 쪽지를 주고 받습니다. 놈빵으로 이어진 가족 사랑입니다.
2011. 2. 28.
놈빵으로 이어진 가족사랑
Lao Chhorng, 새 이름을 얻다.
Lao는 NPIC의 꿈 많은 건축과 학생입니다. 제 남편과 Lao의 인연은 남편이 작년 가을 NPIC를 잠시 둘러보러 갔을때, 하룻동안 시내를 안내해 주었던 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11월에 캄보디아에 들어와 지낸 이후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캄보디아어 질문도 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날은 남편이 점심을 먹지 않았다고 하자, 자신의 점심을 나눠 먹자고 내밀었는데, 아무 것도 바르지 않은 식빵 한 조각이었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정말 맛있게 먹었노라고 제게 돌아와서 말했습니다.
지난 주 Lao를 만났을 때, 남편은 그에게 영어 이름을 하나 지어주었다고 했습니다. 믿음은 있다고 하지만 아직 주일날 교회에 나가지는 않고 성경 이야기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는 Lao에게 몇 가지 성경 인물의 이름과 캐릭터를 설명해 주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라고 하자, David을 골랐다고 했습니다. 담대하고 용감한 것이 맘에 들었다고 하네요.
남편은 그런 Lao에게 주려고 그에게 잘 어울리는 머그컵을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이메일로 David이야기가 나온 성경부분을 알려주고 그 부분을 꼭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Lao가 다윗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지혜와 믿음을 세우는 리더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그리고 남편이 11월에 캄보디아에 들어와 지낸 이후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캄보디아어 질문도 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날은 남편이 점심을 먹지 않았다고 하자, 자신의 점심을 나눠 먹자고 내밀었는데, 아무 것도 바르지 않은 식빵 한 조각이었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정말 맛있게 먹었노라고 제게 돌아와서 말했습니다.
지난 주 Lao를 만났을 때, 남편은 그에게 영어 이름을 하나 지어주었다고 했습니다. 믿음은 있다고 하지만 아직 주일날 교회에 나가지는 않고 성경 이야기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는 Lao에게 몇 가지 성경 인물의 이름과 캐릭터를 설명해 주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라고 하자, David을 골랐다고 했습니다. 담대하고 용감한 것이 맘에 들었다고 하네요.
남편은 그런 Lao에게 주려고 그에게 잘 어울리는 머그컵을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이메일로 David이야기가 나온 성경부분을 알려주고 그 부분을 꼭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Lao가 다윗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지혜와 믿음을 세우는 리더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2011. 2. 24.
또 중이염 걸렸다.
며칠 전부터 주언이와 온유가 감기가 걸려서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어젯밤 새벽에 온유가 갑자기 귀가 아프고 웅웅거려서 소리가 잘 안들린다고 한다. 온유와 주언이는 둘다 기관지와 귀가 천성적으로 약해서 온유만 해도 중이염이 지금껏 7번도 더 걸렸었다.
이번에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마음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병원에 데리고 갈 채비를 마쳤다. 주변분들께 이곳에는 헤브론 선교병원이라는 한국 선교사님들이 세운 병원이 있다는 말씀을 듣고 그곳을 찾아갔다. 아침 일찍 찾아갔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많은 현지인들이 병원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온유를 진찰한 결과 역시나 중이염이 맞았고, 항생제와 약처방을 받아 왔다. 덕분에 캄보디아에서 처음으로 병원 가봤구나.
현지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처방을 전달하기 위해 그림으로 처방 지시가 적혀있는 것과 약봉지에 JESUS라고 적혀있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번에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마음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병원에 데리고 갈 채비를 마쳤다. 주변분들께 이곳에는 헤브론 선교병원이라는 한국 선교사님들이 세운 병원이 있다는 말씀을 듣고 그곳을 찾아갔다. 아침 일찍 찾아갔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많은 현지인들이 병원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온유를 진찰한 결과 역시나 중이염이 맞았고, 항생제와 약처방을 받아 왔다. 덕분에 캄보디아에서 처음으로 병원 가봤구나.
현지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처방을 전달하기 위해 그림으로 처방 지시가 적혀있는 것과 약봉지에 JESUS라고 적혀있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유치원을 다녀오는 대가
2월14일부터 온유와 주언이는 근처에 있는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동안 아이들이 친구도 없이 너무 심심해 하고 힘들어 했고 그런 아이들과 함께 씨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대부분은 캄보디아 아이들이고, 한 명인가가 한국 아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호주 분이시고, 나머지 선생님은 캄보디아 분들이셨는데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하셨다.
처음 다녀오더니 말이 잘 통하지 않아서 좀 답답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엄마인 내 눈에도 여러가지 허술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 5시20분에 아이들이 집 앞에 유치원차를 타고 온다고 해놓고, 초인종이 울려 나가보니 5시 밖에 안되었는데 아이들만 현관 문앞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첫 날 선생님께 인사를 하려고 가보았더니 선생님이 시작 시간 10분이 지나도 오시지를 않는 것이었다.
어느 날은 온유가 돌아와서 말하길, 같은 반 캄보디아 아이들이 온유와 주언이가 한국말을 서로 하는 것을 듣고 "너희 크메르어(캄보디아어)하는거니?"하고 영어로 물어봤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낯선 땅에 와서 유치원에 다니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또 씩씩하게 다니는 것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덕분에 나는 그 시간에 다음주 월요일부터 하루에 한시간씩, 일주일에 네 번, Chanthol이라는 캄보디아 자매와 함께 크메르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하루는 낯선 땅에서 학교 잘다니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 슈퍼 다녀올테니 먹고 싶은 것을 다 적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수많은 달.달.한. 것들을 적어 놓았다. 하지만 약속을 했으니 지켰다. 이것이 바로 유치원 다녀오는 그들에게 주어진 보상이다.
처음 다녀오더니 말이 잘 통하지 않아서 좀 답답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엄마인 내 눈에도 여러가지 허술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 5시20분에 아이들이 집 앞에 유치원차를 타고 온다고 해놓고, 초인종이 울려 나가보니 5시 밖에 안되었는데 아이들만 현관 문앞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첫 날 선생님께 인사를 하려고 가보았더니 선생님이 시작 시간 10분이 지나도 오시지를 않는 것이었다.
어느 날은 온유가 돌아와서 말하길, 같은 반 캄보디아 아이들이 온유와 주언이가 한국말을 서로 하는 것을 듣고 "너희 크메르어(캄보디아어)하는거니?"하고 영어로 물어봤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낯선 땅에 와서 유치원에 다니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또 씩씩하게 다니는 것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덕분에 나는 그 시간에 다음주 월요일부터 하루에 한시간씩, 일주일에 네 번, Chanthol이라는 캄보디아 자매와 함께 크메르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하루는 낯선 땅에서 학교 잘다니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 슈퍼 다녀올테니 먹고 싶은 것을 다 적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수많은 달.달.한. 것들을 적어 놓았다. 하지만 약속을 했으니 지켰다. 이것이 바로 유치원 다녀오는 그들에게 주어진 보상이다.
Open book in Phnom Penh
내부 사진 |
입구 간판 |
정문 |
오늘은 아이들과 프놈펜에 있는 Open book Reading Room 이란 곳을 들렀다. 대여해 주지는 않지만, 영어책을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해서 호기심이 생겨 찾아가 보았다. 캄보디아에는 굉장히 많은 NGO들과 선교단체들이 들어와 있다. 이곳도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화공간을 제공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지어진 reading room이다. 단층으로 되어있는 큰 안방 크기의 도서관에는 6명의 캄보디아 아이들이 블럭을 가지고 놀고 있었고 캄보디아 말로 된 책을 읽고 있었다.
프랑스어와 한국어 책도 아주 간간히 눈에 띄었다. 책들이 먼지가 많이 싸여 있었고 아주 자주 업데이트가 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영어와 캄보디아어로 된 책들을 무료로 마음껏 볼 수있도록 해놓은 장소가 있다는 것이 참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유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는 것을 보고 있던 도서관의 사서와 짧은 대화를 나눈 후, 나오면서 사진을 한 장 보았다. 가난한 어머니가 서점 앞 계단에 앉아서 자신의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흑백사진이었다. 그리고 밑에는 "Read for life"라고 적혀 있었다. 한참을 그 사진을 바라본 후 그곳을 나섰다.
생활의 풍미
첫번째, 모닝 글로리
저는 새로운 음식들을 먹어 보고 만들어 보는 것을 무척 즐거워 합니다.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도 수많은 소스들을 보고 얼마나 즐거워 했던지...(주로 중국, 타이 것이어서 글씨를 읽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 해먹어 보지는 못하더라도 다양함 그 자체가 제게는 큰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처음 보는 남부 아시아의 야채들이 정말 많습니다. 며칠 전 소개 받은 야채는 캄보디아에서는 무척 싸고 흔한 "모닝 글로리"라는 야채입니다. 두 주먹 한 단 사는데 50-60센트면 구입하는 모닝 글로리를 재래시장에서 사가지고 와서, 굴소스에 휘시소스 넣고 stir-fry도 해먹고 된장 넣고 나물로도 무쳐 봤습니다. 연한 것이 맛있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름이 맘에 들었습니다. '아침의 영광' 이 땅에 하나님의 영광이 밝고 가득하기를...
두번째, 부부 커피 잔
이곳에는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헌 옷과 물건들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헌 옷이라고 드러내고 말하지 않고 포장해놓고 팔아도 헌 물건인 경우도 많습니다. 얼마전 재래시장에 갔었는데 "헌강 유치원"이라고 이름과 유치원 전화번호가 써있는 가방을 가방 가게 가장 앞쪽에 번듯이 내놓고 팔고 있어 한참 웃었던 생각이 납니다.
얼마전 한 중고품 가게에 들렸는데, 예쁜 컵 두 개가 있어서 저와 남편이 커피 마실 때 쓰려고 하나에 50센트를 주고 구입했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함께 커피를 마실 때는 이 잔을 쓰기로 했습니다.
셋째, 수줍은 도마뱀
이곳에는 조그만 도마뱀들을 아파트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 만한 도마뱀부터 손바닥 반만한 것도 있습니다. 남편 말로는 학교에서 아주 큰 도마뱀도 봤는데, "어으~"이렇게 운다고 하네요.
주로 밤에 거실에 들어오곤 하는데 수줍음이 많아 불을 켜면 몇 시간이나 제자리에 멈춰있습니다. 그리고는 안보는 틈에 문틈으로 후다닥 나가더군요. 아이들은 도마뱀을 보기만하면 재밌다고 난리입니다. 도마뱀의 수줍음을 파악한 주언이는 얼마전 자신의 자로 도마뱀을 툭툭 건드려 보기도 합니다. 불쌍한 도마뱀... 이런 것도 생활의 풍미라고 할 수있겠지요?
저는 새로운 음식들을 먹어 보고 만들어 보는 것을 무척 즐거워 합니다.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도 수많은 소스들을 보고 얼마나 즐거워 했던지...(주로 중국, 타이 것이어서 글씨를 읽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 해먹어 보지는 못하더라도 다양함 그 자체가 제게는 큰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처음 보는 남부 아시아의 야채들이 정말 많습니다. 며칠 전 소개 받은 야채는 캄보디아에서는 무척 싸고 흔한 "모닝 글로리"라는 야채입니다. 두 주먹 한 단 사는데 50-60센트면 구입하는 모닝 글로리를 재래시장에서 사가지고 와서, 굴소스에 휘시소스 넣고 stir-fry도 해먹고 된장 넣고 나물로도 무쳐 봤습니다. 연한 것이 맛있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름이 맘에 들었습니다. '아침의 영광' 이 땅에 하나님의 영광이 밝고 가득하기를...
두번째, 부부 커피 잔
이곳에는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헌 옷과 물건들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헌 옷이라고 드러내고 말하지 않고 포장해놓고 팔아도 헌 물건인 경우도 많습니다. 얼마전 재래시장에 갔었는데 "헌강 유치원"이라고 이름과 유치원 전화번호가 써있는 가방을 가방 가게 가장 앞쪽에 번듯이 내놓고 팔고 있어 한참 웃었던 생각이 납니다.
얼마전 한 중고품 가게에 들렸는데, 예쁜 컵 두 개가 있어서 저와 남편이 커피 마실 때 쓰려고 하나에 50센트를 주고 구입했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함께 커피를 마실 때는 이 잔을 쓰기로 했습니다.
셋째, 수줍은 도마뱀
이곳에는 조그만 도마뱀들을 아파트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 만한 도마뱀부터 손바닥 반만한 것도 있습니다. 남편 말로는 학교에서 아주 큰 도마뱀도 봤는데, "어으~"이렇게 운다고 하네요.
주로 밤에 거실에 들어오곤 하는데 수줍음이 많아 불을 켜면 몇 시간이나 제자리에 멈춰있습니다. 그리고는 안보는 틈에 문틈으로 후다닥 나가더군요. 아이들은 도마뱀을 보기만하면 재밌다고 난리입니다. 도마뱀의 수줍음을 파악한 주언이는 얼마전 자신의 자로 도마뱀을 툭툭 건드려 보기도 합니다. 불쌍한 도마뱀... 이런 것도 생활의 풍미라고 할 수있겠지요?
머리카락을 잘렸어요.
어느 날, 주언이의 머리를 좀 다듬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지 미용실에서 1불주고 머리를 깎고서는 괜찮았다는 남편의 말에, 그럼 동네 미용실에 가서 주언이를 데리고 가서 좀 다듬어 주고 오라고 보냈습니다.
먼저 차를 태워서 보내고는 저와 온유는 설렁설렁 미용실로 걸어갔는데, 도착해 보니 주언이의 옆머리가 다 밀려 있었습니다. 창백한 얼굴의 남편은 저를 보고서는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눈빛으로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그랬더니,
"쏨 깟 썩"이 "머리를 잘라주세요" 인데 이번에는 좀 시원하게 잘라주고 싶어서 "짧게"라는 부사를 사전에서 찾아 가서 이야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음....
보다 못한 남편이 바리깡으로 마저 윗머리를 다 밀려는 것을 거기는 남겨 달라고 했습니다. 앉아 있던 주언이가 저를 살며시 부르더니 "엄마, 이제 그만하면 안될까" 그러더군요.
주언이가 끝나고 남편이 머리를 자를 차례였는데, 이번에는 그 부사를 넣지 않고 말하더군요. 정상적인 헤어스타일이 나왔습니다.
남편은 주언이에게 미안한듯 "야~ 진짜 멋진데!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 머리같은데!"를 연발했고, 큰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수영장도 데려갔습니다. 자신도 원래는 짧게 잘라달라고 말하려고 했었는데 주언이의 상태를 보고 그 마음을 접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먼저 차를 태워서 보내고는 저와 온유는 설렁설렁 미용실로 걸어갔는데, 도착해 보니 주언이의 옆머리가 다 밀려 있었습니다. 창백한 얼굴의 남편은 저를 보고서는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눈빛으로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그랬더니,
"쏨 깟 썩"이 "머리를 잘라주세요" 인데 이번에는 좀 시원하게 잘라주고 싶어서 "짧게"라는 부사를 사전에서 찾아 가서 이야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음....
보다 못한 남편이 바리깡으로 마저 윗머리를 다 밀려는 것을 거기는 남겨 달라고 했습니다. 앉아 있던 주언이가 저를 살며시 부르더니 "엄마, 이제 그만하면 안될까" 그러더군요.
주언이가 끝나고 남편이 머리를 자를 차례였는데, 이번에는 그 부사를 넣지 않고 말하더군요. 정상적인 헤어스타일이 나왔습니다.
남편은 주언이에게 미안한듯 "야~ 진짜 멋진데!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 머리같은데!"를 연발했고, 큰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수영장도 데려갔습니다. 자신도 원래는 짧게 잘라달라고 말하려고 했었는데 주언이의 상태를 보고 그 마음을 접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오.. 주언' |
2011. 2. 21.
온유만의 구제법, Cake Cheese Supermarket
온유는 사람을 좋아하고 마음이 섬세하며 자신의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는 아이이다.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오면서도 함께 지냈던 유치원 선생님과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때문에 많이 마음 아파했었다.
나름 잘 참고 지내주고 있다고 생각했고 일주일 정도 지난 아침 가정 예배 시간에, 친구들이 보고 싶다던 온유가 삐죽삐죽 하더니 기어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좋으신 하나님' 찬양을 부르다가 통곡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보니 참고 있던 마음이 안쓰러워 나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남편과 아이들이 함께 있을때 우스개 소리처럼 말하길 "너희는 유치원을 한국, 미국, 캄보디아, 세 나라에서 다니는구나!" 한 적이 있었는데 웃으며 말했지만 엄마로서 마음이 짠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온유가 내게 "엄마, 미국에서는 6살, 한국에서는 7살, 그럼 캄보디아에서는 몇살이야?"하고 물었다.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아주 심각한 문제였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신경쓸 필요 없는 일을 고민하게 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온유 주언이를 볼 때마다, 나와 남편보다 더욱 나은 크리스챤이 될거라는 기대감에 늘 설레인다. 나와 남편보다 더 큰 열방을 품은 아이가 되기를 소망하고 그분께 그 아이들의 삶도 다시 한번 맡긴다.
마지막으로 2010년 12월에 남편과 나눴던 온유의 대화를 이곳에 적어보고 싶다. 온유만의 구제법, Cake Cheese Supermarket. 하나님께서 이 어린 아이의 꿈을 이뤄주시길 기도드리며...
...온유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온유는 집을 구했냐고 먼저 물었다(자기방을 궁금해해서). 그리고는 거기서 장사를 하면 좋겠다고 한다. 장난감, 케익, 크레파스, 옷, 신발, 음식 등을 팔자는 것이다. 돈을 받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다 팔면(주면) 또 사면 된다는 것이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도 나눠주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빠는 돈이 많으니까 괜찮다고 한다. (하나님 아빠는 정말 그러시니 걱정은 결국 없긴 하다). 그러면서 예수님 얘기도 하면 되겠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 아빠, 주언이, 온유의 역할도 정하고, 가게 이름도 정하자는 것이다. 자기는 인사를 하거나, 물건을 파는 사람이 어떠냐고 했고, 가게 이름으로는 Cake Chesse Supermarket이라고 했던가? 나중에 나는 온유에게 캄보디아어로 ‘감사합니다’인 ‘어꾼’ 을 가르쳐주었다. 전화를 마치고 생각하게 된 것이, 우리가 대학,청년, 교회, 전도와 함께 구제 사역을 하게 되는가 하는 것과, 또 온유를 구제부장으로 세우면 되겠다는 것이었다..[12/04/2010 from Jiwoong's email]
드디어 NPIC를 처음으로 방문하다!
학교 기숙사에서 바라본 서쪽 정경 |
캄보디아국립기술대학과 처음 연락을 시작한 것은 2007년 1월이었고, 이곳으로 오는 것이 결정되었던 것은 2009년 가을쯤이었다. 그리고 이 땅을 밟게 된 것은 그 후로 1년반 정도가 지난 2011년 1월이다. 마음 속으로 품고 바랐던 이 학교를 직접 밟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큰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이제 이 땅에 도착했으니 빨리빨리 무엇을 해야겠다는 조급함이 많았던 것 같다. "빨리 언어를 배워야지... 빨리 적응해야지..."
그러다가 그 다음날 감기 몸살에 걸렸다. 그리고 같은 날, 이곳에서 사역하시던 선교사님께 메일을 받았는데 이곳 더운 나라의 "안단테"를 기억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순간 내 의지로 내 열심으로 조급했구나... 하는 생각에 회개했다.
기대함으로, 기도함으로, 무엇보다 그분과의 친밀함으로 이 땅에서 예배하는 모습으로 사는 것이 내가 이곳에 있는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아직은 낯설고 어색한...
[한국에서 보물처럼 싸온 믹스 다발속의 우리가족] |
우리 가족이 머물게 된 아파트는 비교적 관리가 잘되어 깨끗하고 벌레가 적은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현관을 나설 때나 차에 탈 때는 "준비 됐나~ 하나. 둘. 셋!"하고 재빨리 문을 닫는다.
첫 날 온유는 오자마자 자는 사이에 얼굴에 크게 한 방, 다리에 여러 군데 모기가 물렸다. 주언이는 물갈이를 하는지 배와 등 전체에 두드러기 같은 것이 났다.
깔끔하기로 소문난 주언이는 벌레를 싫어하는 아이였는데 어제는 와서 모기 4마리 잡았다고 자랑을 한다. 그리고 얼마전에 우리 가족은 온유의 소집하에 '모기 잡기 회의'를 실시했다. 서로 한 가지씩 어떻게 하면 모기가 집에 덜 들어오게 하겠냐는 것을 의논하는 회의이다.
캄보디아는 물이 좋지 않아서 이곳에서 오래 사신 분들이 말씀하시길, 이를 닦거나 밥을 할 때는 꼭 생수를 사용해야한다고 하셨다. (남편은 한국에서 들어오는 내게 잇몸이 시리다며 인사돌을 사오라고 부탁했었다.)
차도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차들, 조그마한 오토바이에 갓난 아이를 안고 또 어린아이를 앞에 태우고 타는 경우도 허다하다. 남편이 두 달 전에 미리 들어와서 우리가 살 곳을 마련해 놓고 어느 정도 정착해 놓은 상태에 들어왔기에 특별한 어려움이나 힘든 것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낯선 곳에 정착한다는 것, 이곳이 내 집이라고 여겨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모양이다.
캄보디아에서 처음으로 산 쌀,
종류가 정말 여러 가지였는데 어떤 것을 살지 몰라
가장 일반적으로 보이는 것을 집었다.
다행히 쟈스민 향이 솔솔 나는 것이 "잘 산것 같구먼~!"
은영.온유.주언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
2011년 1월 22일 은영.온유.주언은 한국에서 캄보디아 행 비행기를 타고 아빠가 있는 프놈펜에 새벽 1시에 도착했습니다. 인천 공항에서는 영하 15도의 날씨에 두터운 겨울 점퍼를 입고 있었는데, 비행기 안에서 오면서 하나하나 벗고 지금은 내복만 입은 채로 공항에 내렸습니다. (새벽이었는데도 29도더라구요.)
갑작스런 날씨변화와 피곤하고 졸린 것도 남편과 아빠와의 반가운 재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지웅씨,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드디어 Chung's family 합체!! =)
오우~ 피곤해요오~ 눈부었어요오~ |
캄보디아는 입국 비자를 비행기에서 내린 후 공항에서 받아야 한다. 남편과 나는 가르치기로 한 캄보디아국립기술대학교에서 working visa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미리 필요한 비자 서류를 준비해서 기다리기로 했던 남편을 만났는데,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몇 주 전에 정책이 바뀌어서 그 비자 서류를 공항이 아닌 노동국으로 먼저 가져다 내고 왔어야한다는 것이다. 절대 안된다고 손을 절레절레 흔들던 심사관은 몇 번을 간청하던 남편에게 기다려 보라고 하더니, 다시는 이렇게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비자를 내어 주었다.
도착하자마자 가슴이 덜컹했는데, "Thanks, God!" 하마터면 입국 못할 뻔 했다.
뭐 먹고 지내셨나요?
작년 11월초 캄보디아로 먼저 혼자 들어온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안쓰러운 마음으로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뭐 먹고 지내요?" 그랬더니 다음번 메일에 사진을 찍어서 처음으로 끓인 찌개라며 보내준 사진입니다. 가지와 된장으로 끓인 찌개라고 하네요. 옆에는 현지에서 만든 핸드폰이라고 함께 찍어보냈습니다. 잘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었겠지요.
작년 7월말에 보고 6개월만에 만난 남편은 제가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보다 10kg이나 빠져있었습니다. 연애 때 몸무게와 똑같으니 보기 좋지 않냐고 그러는데, 보기에는 멋졌지만 나름 혼자 힘들었나보구나... 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동안 혼자 지내느라 애많이 썼어요!
이제 기다리던 아내가 왔으니 몸보신 좀 시켜줄께요! =)
그동안 혼자 지내느라 애많이 썼어요!
이제 기다리던 아내가 왔으니 몸보신 좀 시켜줄께요! =)
가족 사진
캄보디아에 와서 참으로 오랜만에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족 네 명이 다같이 렌즈 똑바로 쳐다보고 찍은 사진은 백만년만에 나올까 말까 하는 드문 사진입니다. 작년 7월말 이후로 한국, 미국, 캄보디아에 뿔뿔이 흩어져있었던 가족이 드디어 합쳤습니다. 역시나 함께 있는 사진이 가장 보기 좋습니다.
2011년 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다시 시작하는 Chung's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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