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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21.

온유만의 구제법, Cake Cheese Supermarket


온유는 사람을 좋아하고 마음이 섬세하며 자신의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는 아이이다.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오면서도 함께 지냈던 유치원 선생님과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때문에 많이 마음 아파했었다. 


나름 잘 참고 지내주고 있다고 생각했고 일주일 정도 지난 아침 가정 예배 시간에, 친구들이 보고 싶다던 온유가 삐죽삐죽 하더니 기어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좋으신 하나님' 찬양을 부르다가 통곡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보니 참고 있던 마음이 안쓰러워 나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남편과 아이들이 함께 있을때 우스개 소리처럼 말하길 "너희는 유치원을 한국, 미국, 캄보디아, 세 나라에서 다니는구나!" 한 적이 있었는데 웃으며 말했지만 엄마로서 마음이 짠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온유가 내게 "엄마, 미국에서는 6살, 한국에서는 7살, 그럼 캄보디아에서는 몇살이야?"하고 물었다.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아주 심각한 문제였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신경쓸 필요 없는 일을 고민하게 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온유 주언이를 볼 때마다, 나와 남편보다 더욱 나은 크리스챤이 될거라는 기대감에 늘 설레인다. 나와 남편보다 더 큰 열방을 품은 아이가 되기를 소망하고 그분께 그 아이들의 삶도 다시 한번 맡긴다. 

마지막으로 2010년 12월에 남편과 나눴던 온유의 대화를 이곳에 적어보고 싶다. 온유만의 구제법, Cake Cheese Supermarket. 하나님께서 이 어린 아이의 꿈을 이뤄주시길 기도드리며...    


...온유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온유는 집을 구했냐고 먼저 물었다(자기방을 궁금해해서). 그리고는 거기서 장사를 하면 좋겠다고 한다. 장난감, 케익, 크레파스, , 신발, 음식 등을 팔자는 것이다. 돈을 받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다 팔면(주면) 또 사면 된다는 것이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도 나눠주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빠는 돈이 많으니까 괜찮다고 한다. (하나님 아빠는 정말 그러시니 걱정은 결국 없긴 하다). 그러면서 예수님 얘기도 하면 되겠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 아빠, 주언이, 온유의 역할도 정하고, 가게 이름도 정하자는 것이다. 자기는 인사를 하거나, 물건을 파는 사람이 어떠냐고 했고, 가게 이름으로는 Cake Chesse Supermarket이라고 했던가? 나중에 나는 온유에게 캄보디아어로 ‘감사합니다’인 ‘어꾼’ 을 가르쳐주었다. 전화를 마치고 생각하게 된 것이, 우리가 대학,청년, 교회, 전도와 함께 구제 사역을 하게 되는가 하는 것과, 또 온유를 구제부장으로 세우면 되겠다는 것이었다..[12/04/2010 from Jiwoong's email]


드디어 NPIC를 처음으로 방문하다!


 남편과 나는 프놈펜에 위치한 캄보디아국립기술대학(National Polytechnic Institute of Cambodia, NPIC)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NPIC는 캄보디아의 국립대학 중 하나로서, 2005년에 설립되었다. 남편은 4월부터 전자과에서 음향 수업을 맡게 되었고, 나는 온유와 주언이를 학교에 보낸 후, 올해 가을 정도부터 교양학부의 영어를 가르칠 예정이다.

학교 기숙사에서 바라본 서쪽 정경

캄보디아국립기술대학과 처음 연락을 시작한 것은 2007년 1월이었고, 이곳으로 오는 것이 결정되었던 것은 2009년 가을쯤이었다. 그리고 이 땅을 밟게 된 것은 그 후로 1년반 정도가 지난 2011년 1월이다. 마음 속으로 품고 바랐던 이 학교를 직접 밟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큰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이제 이 땅에 도착했으니 빨리빨리 무엇을 해야겠다는 조급함이 많았던 것 같다. "빨리 언어를 배워야지... 빨리 적응해야지..." 

그러다가 그 다음날 감기 몸살에 걸렸다. 그리고 같은 날, 이곳에서 사역하시던 선교사님께 메일을 받았는데 이곳 더운 나라의 "안단테"를 기억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순간 내 의지로 내 열심으로 조급했구나... 하는 생각에 회개했다. 



기대함으로, 기도함으로, 무엇보다 그분과의 친밀함으로 이 땅에서 예배하는 모습으로 사는 것이 내가 이곳에 있는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NPIC야, 보고 싶었어!!!! =)"

남편의 NPIC office

아빠 사무실에서 낙서 중인 어린이들

NPIC야, 내가 왔노라!!!


아직은 낯설고 어색한...


[한국에서 보물처럼 싸온 믹스 다발속의 우리가족]
우리 가족이 머물게 된 아파트는 비교적 관리가 잘되어 깨끗하고 벌레가 적은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현관을 나설 때나 차에 탈 때는 "준비 됐나~ 하나. 둘. 셋!"하고 재빨리 문을 닫는다. 

첫 날 온유는 오자마자 자는 사이에 얼굴에 크게 한 방, 다리에 여러 군데 모기가 물렸다. 주언이는 물갈이를 하는지 배와 등 전체에 두드러기 같은 것이 났다. 

깔끔하기로 소문난 주언이는 벌레를 싫어하는 아이였는데 어제는 와서 모기 4마리 잡았다고 자랑을 한다. 그리고 얼마전에 우리 가족은 온유의 소집하에 '모기 잡기 회의'를 실시했다. 서로 한 가지씩 어떻게 하면 모기가 집에 덜 들어오게 하겠냐는 것을 의논하는 회의이다. 



캄보디아는 물이 좋지 않아서 이곳에서 오래 사신 분들이 말씀하시길, 이를 닦거나 밥을 할 때는 꼭 생수를 사용해야한다고 하셨다. (남편은 한국에서 들어오는 내게 잇몸이 시리다며 인사돌을 사오라고 부탁했었다.) 

차도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차들, 조그마한 오토바이에 갓난 아이를 안고 또 어린아이를 앞에 태우고 타는 경우도 허다하다. 남편이 두 달 전에 미리 들어와서 우리가 살 곳을 마련해 놓고 어느 정도 정착해 놓은 상태에 들어왔기에 특별한 어려움이나 힘든 것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낯선 곳에 정착한다는 것, 이곳이 내 집이라고 여겨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모양이다.



캄보디아에서 처음으로 산 쌀,
종류가 정말 여러 가지였는데 어떤 것을 살지 몰라 
가장 일반적으로 보이는 것을 집었다. 
다행히 쟈스민 향이 솔솔 나는 것이 "잘 산것 같구먼~!"

은영.온유.주언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





2011년 1월 22일 은영.온유.주언은 한국에서 캄보디아 행 비행기를 타고 아빠가 있는 프놈펜에 새벽 1시에 도착했습니다. 인천 공항에서는 영하 15도의 날씨에 두터운 겨울 점퍼를 입고 있었는데, 비행기 안에서 오면서 하나하나 벗고 지금은 내복만 입은 채로 공항에 내렸습니다. (새벽이었는데도 29도더라구요.)

갑작스런 날씨변화와 피곤하고 졸린 것도 남편과 아빠와의 반가운 재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지웅씨,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드디어 Chung's family 합체!! =)





오우~ 피곤해요오~ 눈부었어요오~
[공항에서 생긴 작은 에피소드 하나]

캄보디아는 입국 비자를 비행기에서 내린 후 공항에서 받아야 한다. 남편과 나는 가르치기로 한 캄보디아국립기술대학교에서 working visa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미리 필요한 비자 서류를 준비해서 기다리기로 했던 남편을 만났는데,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몇 주 전에 정책이 바뀌어서 그 비자 서류를 공항이 아닌 노동국으로 먼저 가져다 내고 왔어야한다는 것이다. 절대 안된다고 손을 절레절레 흔들던 심사관은 몇 번을 간청하던 남편에게 기다려 보라고 하더니, 다시는 이렇게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비자를 내어 주었다.

도착하자마자 가슴이 덜컹했는데, "Thanks, God!" 하마터면 입국 못할 뻔 했다.



뭐 먹고 지내셨나요?

작년 11월초 캄보디아로 먼저 혼자 들어온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안쓰러운 마음으로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뭐 먹고 지내요?" 그랬더니 다음번 메일에 사진을 찍어서 처음으로 끓인 찌개라며 보내준 사진입니다. 가지와 된장으로 끓인 찌개라고 하네요. 옆에는 현지에서 만든 핸드폰이라고 함께 찍어보냈습니다. 잘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었겠지요.


작년 7월말에 보고 6개월만에 만난 남편은 제가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보다 10kg이나 빠져있었습니다. 연애 때 몸무게와 똑같으니 보기 좋지 않냐고 그러는데, 보기에는 멋졌지만 나름 혼자 힘들었나보구나... 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동안 혼자 지내느라 애많이 썼어요!
이제 기다리던 아내가 왔으니 몸보신 좀 시켜줄께요!  =)

가족 사진


캄보디아에 와서 참으로 오랜만에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족 네 명이 다같이 렌즈 똑바로 쳐다보고 찍은 사진은 백만년만에 나올까 말까 하는 드문 사진입니다. 작년 7월말 이후로 한국, 미국, 캄보디아에 뿔뿔이 흩어져있었던 가족이 드디어 합쳤습니다. 역시나 함께 있는 사진이 가장 보기 좋습니다.

2011년 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다시 시작하는 Chung's family!